남한강을 마주 보는 출, 퇴근길마다 양평초등학교 후문 옆에 위치한 작은 가정집 같은 식당이 항상 궁금했다.
그런데다 얼마전 수제 돈가스가 아주 맛있는 집이라는 추천까지 받은 김에 가족들과 함께 방문하기로 하였다.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 혹시 몰라 예약을 하려고 전화를 하니 주변이 꽤 시끄럽다. 지금은 테라스까지 손님이 계셔서 예약이 조금 어려울 것
같다는 사장님 말씀에 2시 30분에 방문을 드리려고 한다고 말씀을 드리니 그 시간이면 점심식사 손님들이 빠져서 괜찮다고 예약을 받는다.
커피향돼지방구. 돈가스를 돼지방구라고 하다니 사장님의 센스가 돋보이는 상호이다.
공간이 너무 작아 주차할 곳을 걱정하며 도착한 식당 마당에는 차량이 3대가 주차되어 있었고 딱 한대가 더 들어갈 만한 공간이 남아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 작은 가게였던지라 손님이 얼마나 들어갈 수 있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내부가 넓었고 깨끗함에 또 한 번 놀랐다.
특이한 점이라면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한다는 정도.
저 파란색 현관문을 들어서면 작은 커피 바가 있고 테이블이 2개 놓여 있다. 그 옆으로 작은 방이 이어져 있는데 그 방으로 들어가면 테이블
3개가 더 놓여 있다.
방문한 날이 하필이면 겨울비가 흩뿌리는 날이라 창문 밖 풍경이 멋없이 희뿌옇기만 하다.
커피 바를 보고 여기에 와서 커피만 마셔도 되냐고 사장님께 물어보니 커피만 드시러 오셔도 괜찮다고 하며, 밤이면 창밖으로 보이는 야경이
아주 예뻐서 커피 마시기엔 딱 좋다고 웃으신다. 목소리 톤도 부드럽고 친절한 사장님 덕에 기분이 좋아진다.
맛이 정말 특별하지 않은 이상 무표정하거나 불친절한 가게는 굳이 다시 방문하고 싶지 않은데, 사장님만으로도 자주 방문하고 싶어지는
가게이다
조리를 하다가 눈이 마주치니 웃으면서 인사를 건네신다. 첫 방문에 실례가 될 듯싶어 이것저것 물어보지 못했는데 두 분이 부부이신 듯하다.
느낌이 참 따뜻한 분들이다. 주방이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오픈형 주방인데 정말 깨끗하다.
필자도 잠시 제조업에 종사해본 적이 있어서 계속 일하고 있는 주방이 깨끗하게 보이도록 청소하고 유지하는게 얼마나 힘든지 잘 안다.
예약 테이블은 가족들의 초상권 권리 행사로 인해 사진은 찍었으나 올리지 못했다.
사진을 올렸다가 언니에게 걸리면 황천 강까지 날아갔다 돌아올 듯하여. ^^
성인 3명과 아이 1명 그리고 돌 지난 아기 자리 까지 세팅을 해주셨는데, 자리에 앉으니 아기 수프를 따로 준비해 드릴까요 물어본다.
이 식당 메뉴는 세 가지 이다.
등심 돈가스(돼지방구), 카레 돈가스(카레방구), 치즈 돈가스(치즈방구) 세 가지 모두 시켜 보았다.
제일 먼저 크림 수프가 나온다. 맛은 고소하고 진하다 아이들이 좋아할 듯한 맛이다. 직접 만드신다고 하는데 요리 쪽은 잘 몰라 재료가
궁금하다.
수프를 먹고 있으면 빵과 샐러드를 큰 접시에 담아서 준다. 직접 만든 샐러드 소스 맛이 조금 특이했다.
음미하면서 천천히 먹었다면 그 맛을 기억하면서 설명을 할 수 있었을 텐데 너무 급히 먹었나 보다.
빵에 스프를 찍어서 거의 다 먹을 때쯤 등심돈가스가 나왔다. 직접 만든 수제 소스를 아낌없이 부어 주어 먹기전에 이미 눈으로 만족스럽다.
게다가 매일 구입하는 한돈 최고급 도드람 포크로 만든 돈가스라니 그 신선한 육질에 이미 두 번 만족하였다.
아무래도 나이 드신 아버지는 그냥 돈가스보다 카레가 좋을 듯하여 카레 돈가스는 아버지에게 드렸는데, 매칭이 성공적이었는지
한 입 드시면서 부터 돈가스를 싫어하는데 고기 자체가 다르다며, 이제껏 먹어본 돈가스 중에 제일 맛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마지막으로 나온 치즈 돈가스.
육안으로 보기에도 상당히 두툼하다. 직접 만드신 피클들도 참 가지런하고 예쁘게 담아 주셨다.
칼로 가운데를 먼저 잘라 보라는 사장님 말에 돈가스의 중앙을 자르니 99% 자연산 모차렐라 치즈가 부드럽게 쏟아지듯 흘러 내려온다.
고기가 두 겹으로 튀겨져 참 도톰하다. 껍질이 두껍지 않고 빵가루로 튀겼는지 적당히 바삭한 느낌에, 제일 중요한 것은 껍질이 제멋대로
벗겨져서 고기와 따로 놀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져 있다면 수제 소스가 살짝 심심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이 돈가스 맛이 꽤 좋다.
등심과 카레 돈가스가 7,900원 치즈 돈가스가 8,900원이니 가격도 착하다.
맛과 양 가격의 삼박자가 좋은 식당을 찾기가 힘든데, 이 식당은 가성비가 훌륭하다. 게다가 식당 내부도 깨끗하고 사장님들이 친절하셔서
더욱 마음에 든다.
식사를 마치며 커피를 주문했다. 식사를 한 손님들에게는 커피값을 500원씩 할인해 준다고 한다.
카페라떼 한잔이 3,000원이니 식사 후 할인으로 2,500원에 마실 수 있다.
커피를 마시는데 사장님이 와서 커피 향이 어떠냐고 물어본다. 시럽 한 방울도 넣지 않은 커피인데 입안에 남는 향이 캐러멜 같아서 캐러멜 향이 난다고 하니 직접 블렌딩한 커피라고 한다. 직접 로스팅은 하지 않고 아는 분께 원두를 받아와서 블렌딩을 하는데 향이 좋을 거라고 깨알 같은
커피 PR을 하고 가신다. 커피 맛을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약간 쌉싸름한듯 달달한 뽑기를 먹은 듯한 맛이다.
웬만한 커피전문점 보다 커피맛도 나은 것 같다.
커피를 마시며 냅킨 통에 넣어진 종이를 꺼내 보았다. 나는 꽤 내성적인 성격이라서 SNS에 올렸다고 인증하고 음료수 한 잔 얻어먹을 성격은
아니지만 이 글을 보고 찾아가시는 분들은 음료수 한 잔씩 공짜로 드시길.
그래도 글은 썼으니 다음 방문 시 계산을 마치고 나가면서 말은 할 듯 하다.
필자는 공짜를 바라거나 누군가의 부탁을 받아서 맛집리뷰를 쓰지 않는다.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서비스가 달라졌다면, 내 글을 읽고 찾아가신 분들께는 정말 죄송한 일이지만 변한 것을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이고.
어쨌든 그 당시에 내가 맛보고 느낀 것을 쓴다.
물론 잘 아는 지인이 부탁을 하면 써주기는 하겠지만, 누군가에게 글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는 걸 매우 곤란하게 생각한다.
내가 쓰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때 스스로 쓰는 것이다.
전에 누군가에게 바이럴 마케팅이라는 약간의 비난 섞인 질책을 받은 후 속상하고 억울한 마음이 들어서 글을 쓰지 않게 되었다.
나는 아무리 친해도 맛없거나 형편없는 물건이라면 절대 추천하는 글을 쓰지 않으며, 또 아무리 맛있어도 서비스 들쭉날쭉에 불친절하다면
먹으러는 가겠지만, 누군가에게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
내가 쓰는 글들은 누군가에게 대가를 받기 위해 쓰는 글이 아님을 말하고 싶었다. 또한, 부탁받아서 글을 써 줬다고 해도 대가는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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