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커피를 마시는 일이야말로 늘어진 일상 속의 짜릿한 즐거움이 아닐까?
평소 컬러에 관심이 많았던 나의 호기심을 유발시킬 만큼 조명이 매혹적이었던, 원주시 단계동 백간공원 앞에 있는 Coffeebar24를
방문하게 되었다.
백간공원 주차장 바로 앞에 위치하여 장소를 찾기가 매우 용이 하였다.
내부에 들어서니 사진에서 보았던 것 이상으로 조명을 잘 활용하여 몽롱한 듯한 묘한 분위기가 아름다웠다.
어두운 듯 하지만, 무겁게 가라앉지 않았으며 적당한 무게감과 안정감으로 편안하다는 느낌이 들게 하였다.
손님들이 앉아 있어서 아쉽게도 가게 내부를 다 촬영하지 못하였다.
낮에도 아름답지만, 밤이 되면 더욱 아름다워지리라.
방문후 알게 된 사실은 커피도 커피지만, 이 곳은 와인, 칵테일과 함께 TOMATIN이라는 스코틀랜드의 전통 싱글 위스키를 주력으로 판매한다고 한다.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와인을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분들이 계셨다.
나는 술을 잘 마시지 못하기 때문에 커피만 한 잔 맛보기로 하였다.
참숯 로스팅, 어떤 맛이 나는 커피일까 너무나 궁금하다. 이곳의 사장님이 참숯에 직접 로스팅을 하신다고 하는데, 흔히 사람들이 맛있다고 하는 강배전으로 인한 탄 맛이 나는 쓴 커피 맛을 추구하기보다는 원두들이 가진 특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로스팅으로 커피의 향과 맛을 살리려고 노력하신다고 한다.
건강한 로스팅 행복한 커피! 커피바24 사장님의 커피에 대한 사랑과 애정, 그리고 자부심이 보인다.
나는 아직 커피의 진정한 맛을 몰라서인지 산미가 진한 커피는 아직 잘 마시지 못한다. 그래서 최대한 산미가 적은 원두를 선호하는 편이다.
니콰라과 커피를 맛 보고 싶었는데, 오늘은 원두가 준비되지 않았다고 하여 과테말라 커피를 주문하였다.
바리스타 분이 커피를 내리는 모습을 보았는데 굉장히 독특하다.
고노방식으로 추출할 때 처럼 한 방울씩 내리는데, 흡사 물방울을 던지는 듯한 모습이다. 사장님만큼이나 자부심이 넘치는 모습에 믿음이 간다.
커피를 한 모금 맛보았다. 적당한 쓴맛이 지나간 뒤 살짝 산미가 느껴지고 고소함에 이어 혓바닥 한 가득 달달한 향이 넘친다.
싱싱한 성게 알을 먹었을 때, 혓바닥을 때리는 진한 바다향의 짭쪼름함 뒤에 남는 달콤함과 비슷하다.
진하게 내려달라고 부탁을 했음에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맛이다. 정말 오랜만에 맛 보는 맛있는 커피였다.
바리스타가 드립으로 내린 라떼를 맛 보라며 서비스로 가져다 주었다. 아이스로 할까 뜨겁게 해야 할까를 고민하였다며 가져온 라떼의 온도는
약간 차가운 듯한 온도였다.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시럽을 넣었나? 싶을 만큼 달콤한 맛이 났다. 시럽을 넣었을 리가 없는데, 다시 한 모금 맛보았다. 여전히 달콤하다.
시럽의 기분 나쁘고 텁텁한 단맛이 아니라 꽃을 물고 있는 듯한 기분 좋은 달콤함이다.
그 달콤함과 함께 오렌지의 향이 난다.
유머러스하고 정이 넘치는 사장님과 맛있는 커피, 그리고 Tannoy GRF 스피커에서 은은히 울려 퍼지는 노랫소리.
언제든지 달려가도 시간이 아깝지 않을 멋진 인생 가게를 알게 되었다.
조명과 어우러진 처음 보는 보드카의 모습이 멋있어서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오늘 나와 함께 Coffeebar24를 방문해준 친구이다. 커피를 너무나 좋아하는 친구라 함께 왔는데, 이 친구 역시 아지트가 될 것 같다며 기뻐하였다.